딜리셔스 샌드위치 -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다

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지음
웅진윙스

  이 책을 쓰신 유병률 기자님, 저도 솔찍히 고백합니다.


  저는 문화적인 면에서 참 무심한 사람입니다. 고흐가 귀를 짤랐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걸 예술혼과 연결 시키지 못하고 고흐가 정신줄을 놓았구나 생각했었습니다. 물감을 군데 군데 뿌린 그림이 왜 수백만 달러에 팔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 사는 사람은 허영이나 착각에 빠져 사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뉴요커도 아닌 세울러(Seouler)들이 5천원이나 들여서 먹는 스타벅스 커피의 맛은 스틱형 커피보다도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타벅스에 끌려가면 복숭아맛 아이스티만 먹습니다. 아웃백 같은 페밀리 레스토랑보단 유가네에서 닭야채 볶음밥 먹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문화생활이라곤 영화가 전부이고 아직 연극을 본적도 없습니다. 대학로는 저에게 멀기만 합니다. 평소 짠돌이? 생활이 몸이 벤 저에게 친구가 보여준 금난새씨의 공연은 감동으로 다가왔지만 그 이후 다시는 그런 공연을 보지 못 하였습니다.


  저도 정말로 두렵습니다.
  지금도 통장의 잔고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취업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이제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하는데도 엄청난 돈이 든다는 사실에 걱정도 됩니다. 저는 아직 맨하탄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뉴욕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잘 모릅니다. 정말로 두려운 세상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아직 문화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공학을 전공하는 저에겐 문화는 그저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가 밥 먹여준다고요?
  문화가 밥을 먹여주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뉴욕의 문화가 뉴욕 경제를 만들었다는 말에도 나름 공감을 합니다. 그 경제는 문화를 다시 살찌운다는 선 순환 논리에도 동의를 하는 편입니다. 현재는 경제 자신이 많은 사람이 부자입니다. 미래엔 문화자산이 많은 사람이 더 풍요롭게 살 것이라고 주장하십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깐 지금 돈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문화 자산을 더 소유하고 미래에도 더 풍요롭게 살 것 같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S등급에서 뮤지컬을 보고 비싼 그림을 보러 미술관을 찾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멘하탄에 사는 사람들의 상당수도 이런 생활을 영유 하나요? 기자님이 책에 언급했듯이 창고에 그림을 쌓아둔 사람은 우리 나라의 0.0000001%나 할 수 있는 짓입니다. 뮤지엄을 통째로 빌려 그림을 보면서 파티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길래 이런 문화를 모르면 안된다고 하시는 것인지… 대한민국이 모두가 로펌이나 금융회사에 들어갈 수 없는 노릇이니 이거 실현 가능성에서 의문이 듭니다.


  맛있는 김밥이 되어야 합니다.
  딜리셔스한 샌드위치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근데, 모든 사람이 딜리셔스한 샌드위치는 못 먹을 것 같습니다. 문화엔 양질과 저질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뉴욕식 상류 문화를 예찬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생활에 문화적 요소를 더 하자는 주장엔 동의를 합니다. 그런데, 그 더 하자는 문화가 기자님이 지금 생활을 하고 있다는 뉴욕식 문화만을 언급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비싼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기자님이 이야기 해주신, 아이들과 함께 하거나, 늙어서도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은 참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좋은 책 사주고, 미술관에 대려다 주는 것도 좋은 것이지만, 아이에게 책을 빌려다가 읽어주는게 더 나은 문화 생활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책이 한글로 쓰여져 한국 사람들이 이 책을 읽습니다. 대한민국에 겔러리가 넘쳐나지도 않는 상황에서 그림을 보러 다녀야 한다고 주장하시니 너무 앞서가신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위 내용은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프롤로그를 따라 비슷하게 나의 생각을 표현해 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문화생활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실천을 해볼 수 있는게 없었다. 나름 생활자금이 풍부해서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보러 다닐 여유도 있지 않았다. 책을 보니 뉴욕에 있는 사립 겔러리들은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나는 겔러리에서 그림을 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는 것인지 그냥 볼 수 있는지 모른다. 더 큰 문제는 내가 겔러리에서 그림을 보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모르겠다. 설령 그 그림들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잡힌다. 누구에게 이야기를 할까?

  생활에 문화를 도입하자는 주장엔 일리가 있다. 그런데 그 도입을 하자고 주장하는 문화가 한결같이 내가 따라하기 힘든 문화들이다. 내가 그 동안 즐겼던, 영화보기, 책, 음악, 놀기, 수다떨기 등은 뭐란 말인가? 나름 이런 소재들을 엮어서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토론도 하였는데 나는 문화적으로 조금 떨어진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언급된 내용의 전반적 내용이 지금의 한국에선 할 수 없는 것들이거나 2006년에 무기한 공연을 목표로 시작한 ‘라이언 킹’이라는 뮤지컬이 막을 내렸다고 한다. 라이언 킹이 지속적으로 공연을 못한 것이 라이언 킹의 공연이 어린이들이 보는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치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셨다. 하지만 9만원이라는 돈을 내고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9만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9만원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충분히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가 뒤떨어지거나 저급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서양과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문학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문학은 스토리텔링을 우습게 봐서 그런지 모르지만, 한마디로 ‘상상력의 부재’인 것 같습니다. 아니, 엄청나게 외람된 얘기지만, 어찌 보면 우리 민족 자체가 상상력이 부족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계모가 콩쥐를 괴롭히고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주는 소빅한 얘기는 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걸리버 여행기 같은 신선한 상상력은 정말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까? … 본문 중에서

  문화을 이야기 하면서 민족의 상상력 부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기자님은 걸리버 여행기가 신선했을지 모르겠지만, 전 걸리버를 전쟁 영웅을 만든 것이 껄끄럽기만 하다. 스케일이 웅장한 서양 판타지는 우수한 책이고 우리 나라의 역사를 담은 ‘태백산맥’, ‘장길산’ 을 낮추어 평가한 것이 점점 마음에 걸린다. 문화를 생활에 녹이자고 주장하는 책을 쓰신 분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서양 문화가 우수하다. 그러니 따라해야 한다.’의 수준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자기만을 연구실을 가져라, 글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등의 이야기는 매우 감명깊게 다가 왔다. 하지만, 글을 앞부분에 나와 있는 위와 같은 내용들로 인해서 이것도 미국의 상류층이 영위하는 문화이기에 우수한 문화니깐 따라애햐 한다는 식의 주장으로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문화엔 상하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님이 쓰신 이야기는 돈을 벌기 위한, 성공을 위한 문화의 방정식일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성공을 위한 문화가 기자님이 말한 문화라면,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 봄 직도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난 www의 세상의 문화를 영위하기 위해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이 책을 읽으니 뉴욕타임즈 문화면이라도 읽어야 할 것 같다. 오페라 공연 DVD를 주문해서 24인치 Wide LCD에서 5.1채널로 감상해야 할 것 같다. 영어도 딸리고, 돈도 없고… 그냥 인터넷 만화를 보거나 블로그의 글을 읽어야 겠다. 난 이게 더 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