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단체가 삼류인 가장 큰 요인은 그 구성원이 삼류이기 때문이다. 나와 당신이 삼류이기에 내가 속한 그룹도 삼류가 아니겠는가? 종종 인류 그룹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에 속한 그룹에 대한 비판을 가하지만, 정작 자신이 삼류이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한다. 재단의 무능함을 탔하면서 정작 자신의 무능함을 깨닫고 있는 이가 몇 명이 될까? 학교 행정에 무능함을 이야기 하지만, 자신이 학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떤 일에 신경을 쓰고 참여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요한다. 자신이 투자한 에너지보다 자신의 이익이 크다면 기꺼이 참여를 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문제들이 경제학에서 이야기 하는 공유목초지 비극과 비슷하다. 학내 문제도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내가 투자한 만큼의 이득이 나에겐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바로 손실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듯이, 나도 쓸데없는 짓이란걸 한번 해봐야겠다.
한심한 삼류 총학 선거
곧 투표일이 다가온다. 투표일이 화요일이라고 생각된다. 근데, 선거에 관해서 아는게 없다. 학교 이곳저곳에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는 전단지가 내가 이번 총학 선거를 보는 전부이다. 아, 그리고 학교 이곳에 저곳에 걸려 있는 흉한 천조각이 내가 총학 선거에 관해서 인지하고 있는 전부이다.
- 등록금 상한제 입법,
- 신재단 영입
- 등교시간 통학 버스 도입
- 학점 이월제
- 대학가요제 유치
- 온라인 강의실 대여
- 졸업생에게 1년간의 도서관 출입허용
- 전공기초 서적 학교 지원
- 은행 수수료 무료화
- 어학, 체육 과목 Pass//Fail
- 유비쿼터스 캠퍼스
등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하지만, 수 천 만원의 예산을 집행할 대표를 뽑는데도 나의 짧은 기억력만을 의존해야한다. 나의 기억력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의 짧은 기억력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총학 선거에 나온 선본이 말하고 전단지에 적었던 내용을 요약하면 저것이 전부다. 전단지가 전부다. 나 혼자 총학을 나가도 저정도의 제목 뽑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역 후, 전단지만드는 아르바이트도 해봤겠다. 전단지도 나름 멋지게 만들수 있으니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장밋빛 말은 누가 못 할까? 신재단영입, 등록금 상한제 입법, 통학버스 도입, 전공기초 서적 지원, 은행 수수료 무료화!
오늘날의 선거는 이미지 싸움이다. 이번에도 색깔과 이미지가 나왔다. 근데, 이미지만 있다. 우리 학교가 예술계통의 분들이 훌륭하다고 익히 알고 있었지만, 총학선거에서 이렇게 두각을 타낼 줄 몰랐다. 미술하시는 분들은 다른 캠퍼스에 계신 분들인데, 서울캠 선거에도 참여를 해주시 몸들바를 모르겠다. 도서관 건물에 걸려 있는 거대한 천만드는 시간의 절반만 정책만들고 설명하는데 썼다면, 내가 이런 뻘글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VS
"전 등록금 인하와 예산확보를 동시에 이룩할 수 있습니다."
자칭 지성을 추구한다는 사람들이 어디서 배웠는지, "성실하게 일하겠습니다.", "성실한 일꾼이되겠습니다"만 연발하고 있다. 뭘 어떻게 할껀지에 관해서 전혀 업급이 없다. 내가 본 한 선본의 유인물엔 협의하겠다는 말만 있었다. 나도 나름 성실한 사람인데, 그냥 저 뽑아 주시면 안될까요?
"여러분, 저 성실합니다. 뽑아주세요. 그냥, 믿어주세요."
매년 등록금이 물가상승분을 초과하여 오르고 있다. 이번 총학도 어김없이 등록금에 관한 공약으로 걸었다. 근데, 동시에 통학버스 도입이라는 공약도 걸었다. 요즘 버스를 구입하고 운전기사 아저씨를 고용하는게 참으로 싼가보다. 아침 저녁에 집중적으로 운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학버스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그냥, 통학버스 만든단다. 통학버스 만드는데 드는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인가보다. 등록금 인상하지 말라면서 등록금 인상을 유발하는 공약을 만든다. 그 효율성에 대해선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다. 전공서적구입비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모대학이 5천원짜리 도서상품권을 준다는 예를 들었는데, 5천원 등록금을 깎아버리는 것과 비교해서 어느쪽이 더 좋은가?
"여러분, 통학용 개인 택시 서비스를 하겠습니다."
작년인가? 학교에서 "통일축전"을 해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학교로 들어왔다고 한다. 어딘가에선 해야 하는 행사였고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그때, 소음이 문제되어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근데, 비운동권을 표방하면서 학생들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총학이 "대학가요제"라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요즘 대학가요제는 텔레파시로 음악을 하나보다. 비운동권이면 나름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에 비운동권을 표방했나? 전혀 다를게 없는 행사를 하려고 하나 보다. 남이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멘스!
유비쿼터스 캠퍼스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학내 무선인터넷 망이 이미 다 깔렸다.
"심심한 학우들을 위해서 DMB 수신기를 보급하겠습니다."
등록금 상한제 입법. 참으로 좋은 말이다. 근데, 아직도 관련 법안이 심의 한 번 받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총학생회장이 되면 국회의원쯤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것인가? 나도 유엔을 판문점에 유치하게 해달라고 외칠수 있다. 시위나 서명 등의 방법으로 국회의원을 움직일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이 총학생회장의 권한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일은 아니다. 이런 공약은 전국대학생연합 회장 선거에 나가서나 말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닌가 한다.
"유엔을 판문점에 유치하겠습니다. 절약된 국방비를 교육비에 쓰겠습니다."
신재단 영입. 할말이 없다. 이거 얼마나 생각을 해봤는지 되물어 보고 싶다. 서울의 대학을 살 수 있는 조직(재단, 기업)이 한국에 얼마나 있을지 알고나 이런 말은 한 것인가? 요즘 경제 신문 안보나? 자칭 경제통이라는 2MB가 집권을 했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자본력과 교육 투자에 의지를 가진 조직이 없다면, 총학에서 백날 떠들어도 말짱 도루묵아닌가? 난 궁금한게... 우리 대학의 법적 소유권이 총학에 있나?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총장 찾아가서 신재단 영입해 주세요라고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다른 안이라고 있나?
"빌게이츠에게 편지를 써서, 우리 학교를 사달라고 하겠습니다."
이전 총학 홈페이지는 사라졌다. 1년뒤면 사라질 홈페이지 제작에 백만원 이상의 돈을 썼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선 등록금을 인하 해달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등록금을 별꺼리낌 없이 써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총학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회계 감사에 대한 보고를 본적이 없다. 뭐 물론, 자기네들끼리 공개는 했다고 한다. 방학때, 회의실에 모여서...
매년 총학생회는 상당한 금액의 돈을 쓴다. 하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한다. 이번 총학도 자신에 대한 쇄신에 대한 내용은 전혀없다. 학우들과 어떻게 소통을 할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없다. 그냥 소통하겠단다. 이사람들은 신인가보다. 아직, 제대로 된 커뮤니티 하나 없다. 내가 입학한 후 그 동안 총학이 갈아 없어버린 홈페이지 제작비용만 족히 일천 만원은 될 것 같다. 그 돈이면, 2천자 제한으로 인해서 학내일은 다른 곳에 적어서 올릴 일도 없을 것이다. 아, 그리고 갑자기 생각났다. 이번에 부후보로 나온 전 회장님! 전에 홈페이지 자료 다음 총학으로 이관해 준다고 굳게 약속하시더니, 그 굳은 약속 어디로 팽게 치셨습니까?
사실, 학사 행정에 있어서 총학은 힘이 없는 존재이다. 또 능력도 없는 존재이다. 거의 모든 일을 학교측에서 처리를 한다. 총학의 일은 학교에 대한 견제와 감시이다. 그리고 학교와 학생을 소통시키는 역활을 하는 곳이다. 재단영입, 입법 추진 등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있는 집단이 아니다. 자신의 주제와 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100억 자산가인지, 몇 백만원을 가진 사람인지, 말을 하고 나설 때와 말 때를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학선거는 무슨 교육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신(god)들이 나온줄 알았다. 현실에 대한 인식은 없고 구호만이 난무할 뿐이다.
후문에서 마이크 한 번만 잡아줘서 고맙습니다. 단 하루만 잠을 설쳤습니다.
유토피아를 외치기 전에, 당신이 사람인지 신인지 부터 판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