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이라는 건 참으로 묘하다. 묘해서 재미있는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모임에 참여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와 다른 길을 걸어가거나 나보다 앞에서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이상한 인간이다. MS의 Mix On Campus에서 이 희열을 느끼게 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후배 녀석이 사주는 아저씨 피자를 먹고 되돌아 오는 마을 버스 안에서( 울학교 후문은 경사가 심해서 나 같이 나이든 고학번은 버스를 필히 타야한다 ) 울학교에선 볼 수 없는 범상치 않은 미인을 봤는데, 그 여인이 후문의 위치를 나에게 물었다. 그렇게 그 분의 얼굴을 잠깐 내 머리 속에 저장을 하였다. 그리고 서둘러 Mix On Campus가 열리는 곳을 갔는데, 그 분이 있지 않은가?
왼쪽에 있는 저 갈색 머리의 남자가 나의 전임자였다.
인연
먼가 줄줄이 시작되려고 하나 보다. 단상에서 사회를 보는 저 남자. 약 1년 반전 L모 전자 홍보팀 알바를 할 때 나의 전임자였다. 나에게 일복을 엄청 안겨주고 홀연히 사라진 그 인간^^이다. 그 이후로 딱 2번 본 것 같다. 그 때, 내가 아는 것이 없었기에 어찌 할 수 없었지만, 지금 보니 한번 따져 보고 싶기도 하다. 근데, MSP 란다. 사람을 잘 대할 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MSP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MS 관계자 대하는 모습이 L모 기업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촬영하던 분이 말을 건다. 누군지 모르겠다. 미안하다. YLC 란다. 전에 토론대회 때문에 나를 인터뷰 했던 분이라고 한다. 이 분도 MSP란다.
사실, 나도 MSP를 지원한 적이 있었다. 블로그에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쓰라는 것이었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라… 지금 블로그를 뒤져 보면 나올것 같다. 다시 보니, 정말로 난, 그들에 비해서 열정이 적었던 것 같다. 허술하게만 느껴졌던, 전임자도 나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아무 생각없이 스쳐지나 갔던, 그 인터뷰했던 분도 나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것은 없다. 그들이 보여준 사진에서, 그들이 웃으며 말하는 지난 이야기에서 열정을 발견한다.
그리고 나를 다시 한 번 담금질한다.
무지
컴퓨터 공학을 하는 나는 컴퓨터에 관해서 아는 게 없다. 정말로 없다. 내가 아는 게 없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유일한 나의 앎이다. Mix On Campus에서 세미나를 해주신 분이 추천해준 프로그래밍 책, 표지도 구경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출해야 할 프로젝트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이 상황에서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내가 뭘 모르고 있는가에 대한 탐구가 아닐까 한다. 이 날도 MS에서 오신 분께서 나의 무지에 대해서 많은 걸 가르쳐 주셨다.
추천책 |
Operating System Design and implementation
The Science of Programming
The Practice of Programming by Brian W. Kernighan
Compliers by Alfred V. Aho
Structure and Interpretation |
위 책은 정확하지 않다. 아직 보내 준다고 한 이메일이 안와서, 내가 재빨리 적은 것을 옮겼다.
간담회
형식이 없는 것이 좋다. 어떤 일을 해도 그냥 무질서한듯 하면서도, 물이 흐르듯이 잘 흘러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행사가 끝나고 편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런 글을 잘 적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
질문을 몇가지 했다. 박종석 MSP 담당자( http://blogs.msdn.com/jspark) 님께 MSP의 선발 기준에 대해서 물었다. 왜 물었느냐 하면, 그 질문을 하기 전까지, 나의 전임자가 어떻게 MSP에 되었을까 하는 재미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 었다. 되돌아 오는 답은 "열정" 이었다. 맞다. 나의 전임자나 YLC를 같이 했던 분이나 열정하난 확실한 것 같다. 이 나이에 뭘 더 바랄까? 열정이 있어야 뭘 할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다음 질문은 MS에선 무슨 일을 하느냐 였는데, 그전에 "MS"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 되물어 오셨다. 그때의 대답은 Office 개발이었는데, 솔찍히 Office 2007은 물건이구나 하는 생각은 있어서 그랬는지 나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Office 개발"이었다. 그리고 잠깐 UI에 관해서 나의 생각을 말했다. 요약인 즉은, 2007버전에서 리본 메뉴가 등장했는데, 이왕 등장할 것이면, 2007 제품군 전체에 적용하였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실패
이것도 Mix On Campus 에서 배운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실패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것이 나의 실패이든, 남의 실패이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완전한 실패라는 것은 없다. 실패도 나에게 경험이라는 중요한 열매를 준다. 이 열매를 많이 먹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쓴 열매만 먹었지만, 결국 단 열매를 먹을 것이라는… 달던 쓰던 그 열매를 많이 먹은 사람이 결국 살아가지 않을까
경험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다. 오는 버스에서 만난 MSP, 내 전임자, 날 인터뷰 했던 YLCer, 디제이하는 MS과장님, 너무나 앞선 길을 가고 있는 세미나 발표 하신분… 이런 사람들은 삶이 재미있을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나에겐 즐거움이다. 즐거운 경험이다.